일시: 2008년 4월 13일 당일산행(11차 종주대 출정식 축하산행)
총거리: 웅석봉 ㅡ진부령(785km)
걸어온길: 웅석봉 ㅡ밤머리재(8.9km)
남은거리: 밤머리재 ㅡ진부령(776.1km)
도상거리: 약8.9km
실거리: 약10km
등반시간: 약4시간30분정도
날씨: 약간흐리고 온화함
고도표
지형도
정기 산행 때 보다 1시간 늦은 6시20분 경 성서 홈플러스 앞은 상춘객들과
산악회 대원들을 기다리는 대형버스로 분주했다.
k2 백두대간 11차종주대 출정을 축하하는 현수막 앞에서 조대장님께서 출석체크를 하시고 상기된 모습으로 집결하는 11차 대원들을 바라보며 환담하는 백풍회 산우들의 표정이 대조적이다. 일 년이라는 시간의 표정이 생생하게 읽혀지는 현장이다. 한 해동안 자가용 처럼 익숙하게 타고 다니던 1호 애마를 11차 종주대에 양보하고 임시로 투입된 버스를 타고 88올림픽 고속도로를 달린다. 두 분 대장님 들은 1.2호차에 탑승하시고 출발과 동시에 항상 있어 왔던 산행 안내가 없으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갖 돌지난 아이가 동생이 태어나 어른들의 사랑을 동생에게 빼앗기고 샐쭉거리는 느낌이랄까?ㅎㅎ
9시10분
어천 마을에서 11차 종주대 100여대원들의 출정 기념 사진 촬영 후 축하 산행 오신 50여분의 k2가족들이 785km의 백두 대장정 첫걸음을 뗀다.
들머리 탐방로 우측으로 흐르는 계류는 동장군의 날카로움을 온화 함으로 감싸안아 봄빛으로 졸졸거린다. 지난 해는 산행 초입부터 얼레지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는데 올해는 벌써 꽃잎이 지고 삼각 머리모양의 씨방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지난 해는 4월1일날 10차종주대 출정식을 했으니 올해와 비교하면 2주일 정도 차이가 나는데 대자연은 그 차이를 정확하게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일상적이고 당연한 일 같지만 그 속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신비롭고 경이롭지 않을 수 없다.
얼레지꽃이 만발하던 그 자리엔 보라색 제비꽃들이 마른 낙엽사이로 발돋움하고 있는 모습들이 앙증맞기 그지없다.
9시40분
출발 지점부터 30분 정도 완만한 숲속을 걸어가는 동안에 땀방울이 송송 맺힐 정도로 날씨가 포근하다. 주 중에 일기 예보는 비가 올거라고 했기에 다소 걱정했는데 이만하길 천만 다행이다.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는 대원들의 볼이 발그레하니 진달래 꽃빛으로 물들어 갈즈음 무덤1기가 나오고 여기서부터 등로는 한 단계 더 각도를 곧추 세운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줄지어 올라오는 k2가족들을 바라보다가 활짝핀 진달래꽃 사이에 연분홍 철쭉꽃이 피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철쭉꽃과 진달래꽃은 분명히 다른 꽃이다. 어른들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도시에서 태어나 자연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학생들은 차이점을 모르는 경우가 있을 듯하여 차이점을 사진으로 소개 한다.
진달래꽃
철쭉꽃
개화시기를 보면 진달래가 4월 꽃이라면 철쭉은 5월 꽃이라고 보면 무방하다.
오늘 마주친 이녀석처럼 간혹 엉뚱한 시기에 피어나는 돌연변이나 고산 지대에서 늦게 피어나는 일부 예외는 있을수 있다.
외모를 보면 진달래꽃은 꽃잎이 얇고 부드러우며 "나무잎이 피어나기 전에 꽃이 개화"한다. 철쭉꽃은 진달래꽃에 비하여 꽃잎이 상대적으로 두꺼우며 진분홍의 화려한 산철쭉과 연분홍의 철쭉으로 구분 되는데 모두다 "나무잎이 먼저 피고 꽃이 피어나"거나 거의 같은 시기에 나무잎과 꽃이 피어난다.
진달래꽃은 참꽃이라하여 식용할 수있으며 옛부터 봄철 화전의 재료로 사랑 받아왔다.
철쭉꽃은 식용하지 못하며 꽃받침 부분을 만져보면 끈끈한 점액성분이 묻어나기 때문에 쉽게 구분 할 수있다.
진달래꽃을 참꽃이라 부르는 것은 옛부터 식용할 수있는 종과 식용하지 못하는 종을 참과 개(수)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는데
예를들면 참꽃,참옷,참취나물,참다래등 다수가 있으며 식용 가능하고 대체적인 특징은 부드럽고 연하거나 향긋한 향이 있는 종도 있다.
상대적으로 식용하지 못하는 종으로는 개달래 혹은 수달래로 불리는 산철쭉,개옷,수리취(개취)개다래등 다수가 있으며 대부분 거칠고 딱딱하거나 역한 냄새가 나는 종이 있다.
대표적인 지역 축제 중 비슬산 참꽃(진달래꽃 식용가능)축제와 청송 주왕산 수달래(산철쭉 식용불가) 축제가 있다.
무덤을 지나며 등로가 가파른 오름으로 이어지고 산행 속도 면에서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첫 산행 임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산꾼인듯 가볍게 치고 나가는 대원과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애꿋은 생수 만 마시는 모습이 공존하며 축하 산행 오신 선배들의 활약상도 보였다.
백팔회 전석만 회장은 후배들의 베낭을 받아 메고서 노련하게 리드하며 도움을 주시고 백풍회 산우들도 함께 어울려 산행 하며 사기를 북돋워 주는 등 k2의 전통을 이어갔다.
고도 500m 정도를 넘어서며 보라색 제비꽃은 노랑제비꽃에게 바톤을 넘긴듯 산행 초입에서는 보이지 않던 노랑제비꽃들이 병아리떼를 풀어 놓은듯 온산에 재잘대고 있었다.
10:30
시멘트 포장 임도가 있는 헬기장을 지나며 얼레지꽃과 히어리꽃이 개화의 절정기를 맞고 있었다.
송광납판화라 부르기도 하는 히어리는 하얗다는 변형꼴인 하야리 또는 허여리가 변형되어 히어리가 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송광납판화는 송광사 부근에서 발견 되었으며 꽃송이 모양이 벌집의 밀랍 모양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히어리는 주로 북 사면에 서식하며 북동 사면이나 북서 사면에도 서식하는 경우가 있다.
헬기장에서 웅석봉 방향으로 아득히 올려다 보이는 산꼭대기 부근에 아담한 소나무 한 그루가 육안으로도 보인다.
소나무가 있는 곳까지 오름은 상당히 가파른 경사이지만 일단 그곳까지만 오르면 웅석봉 정상이 보이며 첫 구간의 어려움을
극복했다.
일 년 전 소연이와 석경이를 앞세우고 힘겹게 비탈면을 오르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11차 종주대 중 가족 팀을 볼 때 남다른 관심이 간다.
힘들어 하시는 어머니를 앞에서 당기다가 때론 뒤에서 등을 밀어주며 열심히 산행하는
중학교 2년생을 보며 참 아름다운 산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성 중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했는데 오늘처럼 어머니 잘 모시고 진부령까지 완주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낮 기온이 서서히 상승함에 따라 얼레지꽃들은 여인네가 올림머리를 곱게 틀어 올린듯이
꽃잎을 한껏 말아 올렸다.
얼레지꽃은 기온이 내려가는 밤에는 꽃잎을 닫고 있다가 해가 뜨고 기온의 상승에 따라
차츰 꽃잎을 열어 10시를 넘어 설때 쯤 완전히 꽃잎을 뒤로 말아 올리는 특징이 있다.
꽃잎을 곱게 말아 올린 얼레지꽃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어린 무용수가 단아한 모습으로
춤 추는 느낌을 받는다.
보라빛 화려한 군무를 감상하며 웅석봉을 오르는 봄 산행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을 것같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11시 30분경 웅석봉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지만 최악의 황사로 하늘이 누렇게 뒤덮였던 지난해 보다는 한결 좋은 날씨다.
옛날에는 웅석봉을 곰석산이라 하였으나, 6.25전쟁 이후 웅석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곰이 그려진 표지석에서 사진 몇 장 찍고 삼거리 이정표 있는 곳에서 김대장님을 만났다.
김대장님을 만난 것은 오늘 산행의 끄트머리라는 얘기가 된다.
요즘들어 끄트머리 산행 재미에 자꾸만 빠져 드는 것같다.
웅석봉을 내려와 헬기장에서 점심식사 후 이어지는 마루금은 서서히 고도를 낮춰가며 완만한 구간이다.
왕재방향 마루금 우측 계곡 딴봉골과 큰골 방향 북사 면은 현기증이 날정도로 깍아 지른
급 경사를 이루고 있어 길게 이어지는 계곡은 지리산이라는 큰 산의 한 면을 실감할 수 있다.
쌍투바위 쯤에서 뒤돌아 본 웅석봉이 가늠할 수 없는 큰 느낌으로 배웅 하고 있었다.
산우들과 도란도란 얘기를 주고 받으며 삼한 시대 왕이 올라서 왕재가 되었다는 왕재를 지나
13:18분 헬기장에 이를 즈음 밤머리재에 대기 중인 3대의 버스가 뚜렷이 보이고
가파른 나무 계단을 내려설 때 쯤 진달래 군락은 연분홍빛이 절정에 이르고 취한 듯 우보 산행을 하며
김소월의 영변 약산 진달래를 떠올려 본다.
이별의 슬픔을 민족적 정한(情恨)으로 풀어낸 천부적 감각에 이 땅의 젊은이라면 누구나
화려한 봄날 가슴 저리며 진달래를 읊조려 보았으리라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 오리다.~~~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13:45
밤머리재엔 k2가족의 하산주 잔치가 흥겹다.
백두 대장정 첫 구간을 완주한 11차 종주대는 뿌듯한 성취감으로 한 잔
축하 산행 한 선배들은 추억어린 여유로움으로 한 잔
밤머리재의 막걸리 사발은 꽃분홍에 취하여 너울너울 춤을 춘다.
활짝 핀 야생화들의 화려한 외출이 있기 까지는 동토의 냉혹한 시련을 무던히도 인내하며
오로지 꽃으로 피어나기 위한 준비를 해 왔기에 봄날의 희열을 느낌이리라
누가 등 떠밀어 떠난 길이 아니다
스스로 도전이라는 화두를 진부령에 던져 놓고 한 걸음 한 걸음 인내의 덕목을 통해 대자연의
살아있는 현장을 체험하고 그로인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대장정,
준비하고 아는 만큼 많이 보이고 크게 느끼는 게임장 같은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첫 걸음을 산뜻하게 출발한 11차 종주대의 전원 무사고 완주를 기원하며 일 년 만에
다시 찿은 백두대간 첫 구간 산행을 갈무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