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백두대간 산행후기

백두 2구간

함종대 2015. 2. 26. 21:00

 

 

 

일시:2008년4월27일 당일산행(11차 종주대 따라 두 번째 산행)

 

총거리:웅석봉 ㅡ진부령(785km)

 

걸어온길:웅석봉 ㅡ새재(19.6km)

 

남은거리:하봉 ㅡ진부령(765.4km)

 

종주코스:밤머리재-왕등재-왕등습지-외고개-새재(오봉리 /접속)

 

도상거리:약10.9km

 

실거리:약16km

 

등반시간:본인기준.약6시간20분정도

 

날씨;약간 흐리고 온화함

 

 

 

고도표

 

 

 

 

 

지형도

아들놈과 늘 같이 나서던 새벽길을 혼자 나서려니 뭔가 모르게 허전하면서 습관이란게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 석경이 녀석이 어느새 산행의 일부분이 되어 있음을 느낀다.

성서 홈플러스 앞에서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던 백풍회 산우들은

보이지 않고 11차 대원들은 종종걸음으로 버스에 오르는데 서먹하기도 하고 벌쭘하여

어느 차에 탑승할까 기웃거리던 중 낙동정맥 종주 중인 백운회 선배님들을 만났다.

언재나 반가운 사과쟁이님, 인자한 큰 형님 같으신 비로소미오님, 항상 웃음 띤 산천재님을

비롯하여 몇 분과 인사를 나누고 강일환님을 만나 2호차에 탑승하였다.

일 년만에 다시 들린 가조 온천지구 모 설렁탕에서 설렁탕으로 아침식사를 하는데

설렁탕이 지난해 보다 더 썰렁해진 것 같다. 이른 시각 많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에 맛있는

식사를 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산을 찾는 사람들답게 씁쓸한 커피 한잔으로 입가심을

하며 너그럽게 넘어간다.

8시20분

밤머리재에서 시작하는 2구간은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까지 가파른 된비알 길이다.

 

들머리 부터 날 머리 새재까지 전 구간이 탐방 금지 구역이기에 두 분 대장님께서 거듭 강조하여 당부의 말씀을 하시고 \

긴장된 출발이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탐방 금지 구역이기에 더욱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뭔가 보호 할 가치와 대상이

있기에 보호 지역으로 지정 되었을 거라는 짐작에 희귀한 그 무엇을 만날 수 있지나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라고나 할까.

 

 

 

몇 걸음 오르지 않아 활짝 핀 진한 꽃분홍의 산철쭉을 만나 횡제를 한 기분이다.

지난 해 이 구간을 지날 때는 꽃봉오리 만 맺혀 있어 아쉬움을 남긴 기억이 있는데

초입부터 철쭉꽃 화원을 거닐게 될 줄이야

 

 

8시57분

 

첫 봉우리인 911봉에 도착 할 때 쯤 등줄기에 땀이 흥근하게 베어날 만큼 날씨가 포근하다. 약간 흐리긴 하지만 지리산의 마루금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조망도 좋은편이다.

오이 하나를 통 째로 우적우적 먹고서 헬기장을 가로질러 완만한 내리막으로 접어들 때

연분홍색의 철쭉꽃들이 은은한 자태를 뽐내고 간간이 보이는 하얀색의 철쭉꽃도 고고한 아름다움을 다툰다.

철쭉꽃은 신라 향가" 헌화가"(수로부인 에게 노인이 꽃을 꺽어 바치는 노래 중략~나를 아니 부끄러하시면 꽃을 꺽어 받자오리이다.)에 등장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은은하고 품격있는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지난 주 27구간 에서는 진달래꽃 향기에 취하여 종일토록 진달래 숲속을 거닐고 아직 그 빛이 바래기도 전에 오늘 남도에서 철쭉 향연에 취하게 되니 이 봄이 그저 어지러울 뿐이다.

등왕등재가 가까워질 무렵 마루금을 따라서 참나무 낙엽들이 두텁게 쌓여있고 마른 낙엽을 헤치고 움돋움 하는 산야초들 중에 하트 모양의 잎사귀가 달린 족도리풀이 자주 눈에 띈다.

 

 

 

 

 

 

갈색의 꽃 모양이 시집가는 새색시가 머리에 쪽도리를 쓰고 가는 모양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한방에서는 세신(細辛)이라하여 뿌리 줄기 잎의 전초를 약재로 쓴다.

이름에서 짐작이 가듯이 이 녀석은 매운맛이 강하다. 고향에서는 이 녀석을 "시신" 이라고 부르는데 이름이 좀 섬뜩 하다 싶어

의아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세신"의 경상도 식 발음 이었다.

아버지를 따라 약초를 캐러 갔다가 개울가 그늘진 곳에서 쉴 때 이 녀석을 만났는데 뿌리채 뽑아서 도랑물에 설렁설렁 씻어서 내밀며 하시는 말씀이 이름은 시신이지만 먹어 보면 맛이 기가 막히게 좋으니 씹어 보라신다. 아무런 의심없이 입에 넣고 잘근잘근 씹다가 혼이 났다.혀가 아릴 정도로 매우 맵고 30분 정도 입 안이 얼얼했던 기억이 있어 잊을 수 없는 약초다.

그 때 들려주신 말씀이 정신 나간 사람(혼이 나간 사람) 콧 구멍에 세신 가루를 불어 넣으면 벌떡 일어 난다고 하셨다.

자식 놈이 정신 나간 것도 아닌데 왜 이걸 먹게 했는지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에야 알 듯 합니다.

이 녀석의 꽃은 뿌리에 가까운 땅 위에 흙색깔과 비슷한 색으로 피어나며 대부분 낙엽 속에 묻혀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 녀석도 사진을 찍기 위해 두텁게 덮혀 있는 낙엽을 제거했다.

 

 

 

 

동왕등재에서는 10시 방향으로 천왕봉과 중봉의 위용이 뚜렸이 보인다.

우리 민족에게 지리산 천왕봉은 산술적인 높이나 수치로 나타낸 단위 면적 보다는 삼남에 뿌리 내린 넉넉하고 신령스러운 큰 산 으로 자리매김 한 산이며 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백두대간 종주자들 에겐 굳은 의지와 도전 정신으로 무장하고 산신께 무사 종주를 기원하는 시발점이 되는산 이라고 할 수 있다.

 

 

동왕등재에서 이어지는 마루금은 비교적 평탄한 편이며 솟아 나는 파아란 봄과 겨울의 잔상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노란병꽃도 길쭉한 병 모양의 꽃봉오리를 피워내며 때 이른 나들이를 하고 있었다.

 

 

 

10시 10분 쯤에 999봉을 넘어 고만 고만한 봉우리를 오르 내리며 산죽 숲으로 접어든다.

서걱거리는 몸짓으로 초록빛 지조 지켜 내고자 한파 견디어 내고 이제 봄 볕들기에

상처난 지난 날의 딱정이 말리려 할 제 철쭉꽃이 잽싸게 끼어들어 봄을 저혼자 불러온 양

공치사를 해 댄다.

 

 

10시40분

바람 한줄기 넘나들던 이름 없는 고갯마루 지나고 1006봉 오름이 시작되면서

말라 죽은 산죽 숲이 있었다. 원인은 알수 없으나 찬란한 봄 날에 제 빛에 겨워 피어나는

새 생명들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10시45분

산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오솔길에 썩은 나무 막대기를 걸쳐 놓은 모습이 보인다.

 

이곳에서 3시방향 으로 마루금을 향해 올라 가야 하는데 일년 전에 직진하여 10여 분 정도

알바를 한 기억이 있다. 첫 알바엿기에 나름 긴장했던 기억에 웃음이 난다.

 

 

 

11시30분

 

1049봉을 지나 솔 숲길을 걷다가 왕등습지를 앞두고 앞서 가던 대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서 뭔가를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순간 단속반 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며 지난해 중봉 안부에서 단속반을 피해 숨어 있던 장면이 생각났다.

언제 상황이 해제 될지도 모르고 무작정 기다릴 수 없으니 때 이른 점심이나 먹자며 백풍회 대원들이 도시락을 꺼내자 11차 대원들도 자리를 잡으며 팽팽하게 긴장되던 분위기가 소풍 분위기로 전환 된다.

 

 

 

식사가 끝 난 후에도 출발 명령이 떨어지지 않자 아예 자리를 펴고 오수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소곤소곤 이야기들이 오가며 한 시간 정도 지난 12시41분에 출발 명령이 건너왔다. 하산 후에 들은 소식에 의하면 단속 대원들이 홀연히 증발했다고 하는데 풍문에 들리는 소문에는 김대장님이 땅속에 매장했다는 설도 있으나 대장님의 체력이나 체격 조건상 가능성이 0%에 가깝기 때문에 믿을 바가 못된다. 다만 꾀돌이 대장님이 단속반을 유인하여 그들이 산에서 길을 잃고 헤메도록 혼을 빼놓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ㅎ

 

 

 

 

 

 

왕등습지는 1000m에 이르는 고지대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이나 서식하고 있는 동.식물들을

보존가치가 높은 습지라고 한다. 습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설치 해놓은 나무길을 통과할 때

습지 안쪽에 피어난 노란꽃이 보이기도 했지만 아쉬운 마음 접고 잡목 숲으로 사라지는 대원들의 뒤를 따른다.약2~3분쯤 지나면 작은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 곳에서는 좌측으로 크게 방향 전환하여 미역줄 넝쿨이 있는 낮은 주 능선을 타야 한다.

급한 내리막 길을 20여 분 내려서면 키 작은 싸리나무류의 잡목과 마른 억새가 있는 외고개다. 비 탐방로 이기에 이정표가 없는 관계로 조 대장님의 임시 이정표가 더욱 반갑게 느껴지고 한낮이 돼면서 기온이 상승하여 작은 오름에도 땀 범벅이 되고 솔숲에서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도 존재의 가치가 크게 느껴진다.

 

 

 

13시40분

10여m 아래 새재에 김대장님의 밝은 모습이 보인다. 지난 해와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배경으로 모델만 바뀐 채 기념 사진 한 장 남기고 우측 계곡으로 접속 구간을 이어간다.

가파른 비탈 면에는 수령이 오래 된 잡목들이 하늘을 덮고 있어 일조량이 적은 관계로 나무들은 거의 자라지 못하고 다래 같은 넝쿨 식물이나 그늘을 선호하는 야생초(현호색.족도리풀.산괴불주머니.재비꽃류.애기똥풀 등)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자갈돌이 구르고 넝쿨들이 길을 가로막아 번거로움이 있었으나 뜻 밖에 진객을 만나는 기쁨도 있었다.

 

 

 

휘어진 꽃대에 비단 주머니 모양의 꽃이 종처럼 대롱대롱 매달린 금낭화(錦囊花)다

며느리 주머니꽃 등모란이라고도 하며 꽃이 주머니 모양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이다. 한방에서는 타박상이나 종기 등의 약재로 쓰이며

토양에 민감하여 알칼리성 토질에서는 제 색깔의 꽃이 피지만 산성 토양에서는 담홍색이

변하거나 흰색 꽃이 핀다고 한다.

처연하도록 고운 빛깔에 왜관이 특이하게 아름다워 몰래 파다가 화분에 심어 비싼값에

판매 되는등 수난을 당하기도 하지만 근본까지 외곡되어 있다.

원예종으로 들여온 중국 남방계 귀화식물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우리 토종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다.

주장하는 근거는 이 꽃이 설악산 이나 지리산 같은 첩첩 산중 인적이 없는 곳에도 자생 한다는 것이다.

귀화식물 이라면 사람과의 접촉이 잦은 야산이나 논 밭 주변 주택가 등지에 서식 하는 것이 상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깊은 산 속에 자생하므로 우리나라에 있는 줄 모르고 들여온 자나 산 속에서 몰래 캐 온사람이

희소성의 가치를 높여 고가에 판매하기 위해서 거짓 주장한 것이 정설이 된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해본다.

이 녀석은 4월에서 6월 사이에 개화 하므로 아직은 마주 칠 기회가 있을 듯 싶은데 꽃술의 끝부분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반투명한 부분에 물을 머금고 있는 모습을 볼 수있다. 이슬 방울 같기도 하고 눈물 방울 같기도 한데 다른 야생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비스런 아름다움이 있어 꼭 한 번 쯤 자세히 보라고 권하고 싶은 꽃이다.. 지난 해에는 치밭목에서 하봉방향 계곡에서 한 포기 무제치기 폭포 부근에서 한 포기 4구간 하산 중 무제치기 폭포에서 약30분 쯤 내려와 계곡 옆에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것을 보았다.

 

 

영어로는 블리딩 하트(bleeding heart)라고 하여 피흘리는 심장이라고 직설적이고 섬뜩한 이름을 쓰는데 "등모란 "며느리 주머니꽃"금낭화" 등의 이름이 얼마나 곱습니까.

우리말의 고운 이름들이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리는 것으로 봐서도 토종이 분명한 것 같다.

 

 

 

 

 

 

길이 아닌 개울을 따라 한참을 내려 오다가 빨치산의 은거지같은 산죽숲을 미끄러지 듯 헤치고 나와야 임도를 만날 수있다.

조팝나무꽃이 굵은 소금을 뿌려놓은 듯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오봉마을에는 맑은 개울이 흐른다.

 

 

 

개울물에 발을 씻을 때면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되는 양 시원하기 이럴데 없지만 아직 한 번의 시련이 기다리고있다.

사람도 베낭도 똑같은 대우를 받는 화물 트럭을 타고 자신의 엉덩이는 오직 자신이 보호 해야 하는 현실에 당혹해 하며 "산청 함양 사건 희생자 위령탑" 이 있는 곳에 도착 해야 하산주를 맛볼수 있다.

'산행후기 > 백두대간 산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두 1구간  (0) 2015.02.26
백두3구간  (0) 2015.02.26
백두 4구간  (0) 2015.02.26
백두 5구간  (0) 2015.02.26
백두 6구간  (0) 2015.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