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백두대간 산행후기

백두 6구간

함종대 2015. 2. 26. 20:52

일시: 2007년 6월 17일 당일산행

 

장소: 제 6구간 (음정마을 -벽소령-연하천-삼도봉-노고단-성삼재)

 

총거리: 785km

 

걸어온길: 71.7km

 

남은거리: 713.3km

 

금일 등반거리: 약 21.5km

 

산행시간:약 9시간 정도

 

날씨: 흐리고 안개 짙음 오후 3시 이후 간간히 햇볕

 

지형도:

 

 

 

 

 

고도표:

 

 

 

 

새벽 4시 기상과 동시에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다행히 비는 오지 않고 밤새 어둠을 지켜온 가로등이 고개를 떨구고 게슴츠레 졸고 있었다.

어제 날씨가 무척 더웠기에 석경이와 소연이는 반바지를 입혀서 k2 애마를 타고

88고속도로를 달려본다.

도심을 조금 벗어 났을 뿐인데 산과들이 시선을 사로잡고 싱그런공기가

허파 꽈리를 부풀릴 때 살아 있다는 행복감을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바로 "나"

바람처럼 달려서 남도의 심장부로 간다.

 

 

 

 

 

8:20분

 

 

 

음정마을에 사뿐히 안착 마을 어귀에 운치있는 정자 주변이나 민가의 담장 밑에 야생에서 사로잡혀 온 야생화들이 바다 건너 온 화려한 꽃들과 어색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게 중에 한 넝쿨에 하얀 꽃과 노란 꽃이 같이 피어있는 인동초가 눈에 들어온다.

한약제로도 쓰이며 보통은 민가에서 기른 토종닭에 넣어서 백숙이나 찜을 해서 먹는다.

화려한 꽃은 아니지만 하얀 꽃이 피어서 그 꽃이 금색으로 변한 다음 생을 마감 한다고 해서 "금은화"라고도 하는데 인동초 라고 불리는 것은 엄동설한에도 파란잎이 떨어지거나 동사하지 않고 추위를 이겨내고 늦은 봄에 꽃을 피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진 시련과 인고의 세월을 견디어내고 성공한 사람을 인동초에 비교하는 예가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러하다.

8:40분

노란색 철재 경계선을 넘어 군사 도로에 진입한다

도로 폭이 넓어 일행들이 삼삼오오 어깨를 맞대고 담소하며 걷기 시작하는데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도로 좌 우측으로 싸리 꽃 함박 꽃 엉겅퀴 층층나무 다래넝쿨 등 눈길 가는 곳 마다 야생화 들이 즐비한데 사진 한 장 찍고나면 저만치 뒤떨어지니 그저 눈인사만 하고 지나친다

 

 

 

 

 

10:20 벽소령

 

벽소령 휴게소에 접속하니 먼저 오른 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짙은 안개 때문에 풍광을 조망할 수 없고 마땅히 앉을 자리도 없어 우리 가족은 물 한 모금 마시고 바로 형제봉 방향으로 향했다.

다른 대원들 보다 산행 속도가 느린 탓에 거북이 처럼 잠깐 잠깐 짧게 쉬고 길게 걷는 것이 작전이라면 작전이다

촉촉히 젖은 너덜바위 지대를 조심조심 지나고 함박꽃의 터질 듯한 꽃봉오리 보고나니 안개 속에서 고뇌 하고 있는 형제봉에 이른다.

 

 

 

성불 수도하던 형제가 산요정의 유혹을 경계하여 굳은 의지로 한자리에 앉아 수도 하다가 굳어져 돌이 되었다는데 자욱히 피어 오르는 안개가 마치 형제를 유혹하는 요정같아 보이고 등을 맞대고 앉은 듯한 바위는 짖은 안개 속에 번뇌하는 형상이다

형제의 성불 수도는 현재 진행형 인 듯하다.

 

11:52분

 

연하천 산장은 벽소령이나 장터목 등 다른 대피소에 비해 규모가 작아 가정집 한 채를 옮겨 놓은 듯 하였으나 마당은 넓직해서 오가는 산행꾼이 북적였다.

마당 가장자리에 서 있는 나무에 한문으로 천왕봉 백두산 이란 표지목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지향점을 가리키고 있는데 북진 중인 대간꾼 이라면 백두산이란 세글자를 남다른 감정으로 쳐다 보았을 것이다.

연하천이란 숲속을 누비며 흐르는 물이 마치 구름속을 유유히 흐르는 듯 하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 이라는데 지명이 아름다워 나름 기대를 하고 왔건만 마당 가득 등산객만 북적인다

13:30분

토끼봉에서 꿀 맛같은 점심을 먹고 화개재로 내려서는 길 주변으로 조릿대 군락이 이어지는데 잎이 마르고 초록빛이 바래서 병세가 완연한것이 생육 상태가 좋지 않은 듯 보여서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 탓일까? 이상기후 탓일까? 이런저런 추측을 하며 걷던차에 기이한 꽃을 만났다. '

조릿대 10여 그루에 꽃도 아닌 것이 열매도 아닌 것이 잔디의 씨앗보다는 크고 벼 이삭보다는 작은 것이 갈색의 색깔로 조릿대 끝에 피어있었다.

좀 특이하다 싶어 사진을 찍고 집에와서 자료를 찾아보니 그것이 일생에 한 번 보기도 힘들다는 대나무 꽃이 었다.

대나무 꽃에 대해서 잠시 소개 하자면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었다.

조릿대 -외떡잎식물 벼목 화본과의 대나무

대나무는 용설란 등과 함께 일회 번식성 식물로 분류한다.

대나무에 꽃이 피는 현상을 일컬어 개화병 또는 자연고 라고한다

대나무의 수명은 대략 150년 쯤이며 번식은 땅속에서 줄기를 뻗어가다 죽순이 돋아 성장을 하는데 대나무가 꽃을 피우는 현상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고 한다.

일부 학자들이 말하기를 대나무가 영양이 부족해지면 생존의 위협을 받게되고 이때 자신이 보유한 마지막 에너지를 사용하여 꽃을 피워 씨앗을 바람에 날려서 종족 보존에 대비하는 것 이라고 하며 대나무에 한 번 꽃이 피면 2~3년 계속 피다가 3년 째는 꽃만 피고 잎이 마르며 대밭 전체가 동시에 꽃을 피워 한꺼번에 고사한다.

중국 고전 장자에는

"봉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머물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고 하여 상스러운 영물로 알려져있다.

우리나라 문헌 지봉유설에는

"지리산에 대나무 열매가 많이 열려서 배고픈 주민들이 그것으로 밥을 지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구전에 의하면

조릿대 꽃은 봉황이 하늘에서 내려와 먹는 꽃이라하여

이 꽃을 보는 자는 하늘에서 행운을 가져 준다고 하며 일생에 한번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렵다는 설이 전해져 온다.

 

13:50분 화개재

 

 

대나무 꽃 예기를 하며 20여 분 내리막 길을 내려오니 넓다란 공터가 나오는데 범꼬리 꽃을 비롯한 키작은 야생화들이 여기가 화개재 라며 쉬어가라고 한들 거린다.

 

지리산 주능선 중 가장낮은 고도 (1320m)화개재를 지나서 삼도봉으로 오르는 길에 만난 아득한 나무 계단은 익히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던 터라 각오는 했지만 막상 마주치니 끝없이 이어진 높이와 길이에 눈앞이 아득하다.

누군가 매직으로 계단에 써놓은 숫자를 확인하며 오르다 보니 594계단 이후는 잘 모르겠고 그냥 다 올라 왔다는 생각 뿐이다 .

14:20분 전남,전북,경남 3도가 만나는 삼도봉

 

 

한때 낫 날봉이라 불리던 봉우리 인데 청동으로 만들어 놓은 삼각뿔 꼭대기를 등산객들이 하도 많이 만져서 반질반질 윤이 난다.

삼도봉에서 건너다보는 반야봉은 구름 속에 정상 부근을 살짝 숨기고 돌아 않아 있는데 오늘은 일정상 그냥 지나쳐야하니 사진 한장으로 서운함을 달랜다.

14:30분

노루목을 지나 임걸령 샘터로 가는길에 2~3그루에 핀 대나무 꽃을 한번더 만나고 앞을 보니 크다란 마대포대에 돌멩이랑 목재를 가득 담아서 쌓아 놓은 것이 군데군데 보였다.

등산로 정비를 위해서 헬기로 공수해 온 듯 한데 흙이 소실되어 앙상하게 드러난 나무 뿌리가 시름앓는 백두대간의 고통을 대변하는것 같아 잠시 맘이 짠하다.

15:20분

임걸령 샘터에서 감로수 한잔을 쭈욱 들이킨다

임걸령은 원래 물두덩이 라는 지명 이었으나

의적 임걸년의 활동이후 그의 이름을 따서 임걸령이 되었으며

김유신이 지리산에 수련 시절 이 곳에서 도둑 떼를 길들여 부하로 삼았다는

록으로 보아 도둑이 많았던 곳이었나보다.

돼지령에서 멀리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을 보다가 시계를 보니 아뿔싸!

노고단 출입 통제 시간이 40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남은거리는 약 3km정도 이다.

아차싶어 소연이 손목을 이끌고 뛰다시피 속도를 내본다.

길이 무난하면 가까스로 도착할 듯도 한데....

가는데 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강행군을 하여 진달레 터널을 땀범벅이 된채 헥헥 거리며 지나칠 무렵 소연이가 체력의 바닥을 보이며 힘들어한다.

그냥 포기하고 천천히 갈까 잠시 망설임도 있었으나 어차피 앞으로 이어질 산행들은 위해서 이번 기회에 강도 높은 산행을 30여 분 정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계속 강행 하는데 반갑지 않은 바위돌 너덜지대가 나온다.

소연이 에게 너덜지대는 취약지대 이기에 시간은 지체되고 코를 실룩거리며 눈물까지 글썽인다.

아마도 속으로 이모부 원망 많이 할꺼다 하지만 이다음에 커서 옛 예기하며 술 한 잔 살 날도 있으리라.

16:10분 노고단

 

 

나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출입 통제 시간을 10분 쯤 지나 노고단에 도착할수 있었다.

아쉽고 부러운 마음으로 노고단 정상 부근을 탐방 중인 대원들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노라니

메트로홍님과 먼저 도착하신 분들이 노고단 출입 통제 구역 문 밖에서 모여 있다.

석경이 더러 메트로홍님께 노고단 정상에 갔다 오셨냐고 여쭤보고 궁금한 점 있으면 설명 들으라고 보냈더니 메트로홍님이 흥분하며 약속 시간 보다 30여 분 전에 통제를 해서 못들어 갔다고 억울해 한다.

말씀을 들어보니 메트로홍님의 안타까움에 비하면 우리 가족은 아쉬운 정도도 아니라 스스로 위로 한다.

아마도 노고단 정령께서 다음 기회에 가족과 같이 오라고 이번에는 사양 하는 거라 생각하고 언젠가 가족끼리 오기로 아이들을 달랬다.

노고단은 선도성모의 높임말인 노고와 제사를 올리던 신단이 있던곳 이라는 뜻이다.

오랜 옛날부터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곳으로 신라 시대엔 시조 박혁거세의 어머니를 나라의 수호신으로 모셔 봄 가을 이곳에서 제사를 올렸고 화랑도 들은 이곳에서 심신 수련을 했다고 한다.

노고단 에서 성삼재 까지 마지막 구간은 시간도 여유가 있고 조금 전 강행군 했던 것도 감안하여 천천히 하산하며 야생화 관찰에 중점을 두었다.

 

17:20분

 

 

마한의 성이 각각다른 3장군이 지켰다는 성삼재에 도착하니 그 옛날 정장군 황장군 과 8명의 젊은 장수는 간데 없고 k2백두대간 10차 종주대 선두 조 몇 분들이 홍조띤 얼굴로 막걸리 잔을 수호하고 계셨다.

 

 

 

메트로홍 야생화, 대나무꽃, 전설 그리고 역사까지 곁들인
산행후기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공부 많이 합니다.
그리고 노고단 출입통제는 수문장 시계로 15:30이랍니다.
좀 덜 억울하시죠??ㅎㅎ 진작 알았음 뛰지 않아도 되었을걸...ㅋㅋ
잘 지내시고 담 7구간에서 뵙시다~~

2007-06-25 19:58
 
연하천별
대나무 꽃,,
귀한걸 놓치지 않으시고 잘 관찰하셨네요.
산행길에 그렇게 많이 보았던 조릿대 군락을 지나면서도
그냥 지나쳤는데,,
열백님 덕분에 대나무에 대한 많은 지식을 얻고 갑니다.
아울러 백두대간길에 행운이 가득 전해져 오는 것만 같네요.

잔잔한 감성과 열정이 담긴 산행기
잘 읽고 갑니다..

석경이와 소연이 ,, 파이팅~!!!!
2007-06-30 13:33
 
열백~! 메트로홍님 뭐 억울할것까진 없구요,,덕분에 다음 기회에 가족들과 같이 한번더 노고단 정상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목욕제게 하고 시간 엄수 해서 보무도 당당하게 입장해보렵니다. 2007-06-30 21:01
 
열백~! 연하천별님 저도 어른들께 이야기로만 전해들었던 대나무꽃을 처음보고 무척 흥분했답니다
아이들과 같이하는 산행이다 보니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나름 자료를 찾곤 하는데...
부족한게 많습니다
좋은 정보 있으시면 같이 공유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