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백두대간 산행후기

백두대간 제 20구간:화령재-봉황산-비재-형제봉-피앗재

함종대 2008. 1. 27. 21:21

 일시:2008년 1월 20일 당일산행
총거리:웅석봉-진부령(785km)
걸어온 길:웅석봉-피앗재(296.59km)
남은거리:피앗재-진부령(488.45km)
날씨:오전흐림 오후 눈,비
산행시간:약 8시간 정도
고도표:

 지형도:

 

 7:34  분
화령재에서출발하여 화서방향 25번국도를 따라 잠시걷다가 문장대방향 이정표 가 있는작은삼거리에서 경운기 곁을지나 야산으로 진 입한다.

칡넝쿨과 잡목이 많은 들머리 야산은 본격적인 오르막을 앞두고 몸풀기 좋을만큼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진다.
분수령 좌측 학교 건물이 있는 마을(화서)을 내려다 보며 한바탕 거친숨결을 토해낸 후 산불 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에서 목을 축인다.
이제 이마에 송송 땀방울이 맺히고 몸이 풀리는 것 같다.
허성만님은 1시간 30분 걸린다는 구간을 1시간 만에 주파하였노라고 엄살섞인 느스레를떨며 담배태울 구실을 만들고..
고도가 높아지면서 쌓인 눈이 차츰 많아지고 햇볕이 잘드는 남사면(南斜面)은 눈이 녹았지만 북사면엔 쌓인 눈이 그대로 남아있어 아이젠을 신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는 번거러움도 시작되었다.
9:15분


봉황산 정상 지나온 중화지구의 올망졸망한 산군(山群)들이 키재기를 하고 진행방향 먼발치에  형제봉을 앞세운 천황봉이 위용을 드러낸다.
봉황산 북사면 경사가 가파르고 눈이 쌓여서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은 분들이 미끄러지는 장면도 간간이 있었다.

수령이 제법되어 보이는 소나무들도 보이고 대간길을 막아서는 암봉(岩峰)을 우회하면서 큰산의 품속에 들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쭉쭉 뻗은 참나무 숲사이로 미끄러지듯이 내려와 멈춘곳은 비재다.
포장 도로가지나는 이곳은나르는 새의 형상을 닮았다고해서 비조령(飛鳥嶺)이라고도 한다는데... 지형의 형세를 살피려면 한눈에 주변산세를 조망할 수 있는 먼발치에서 봐야 하는데
 지금은 계곡 사이에 푹 빠져든 느낌뿐 철계단 위쪽으로 아득히 올려다 보이는 된비알 만이 아찔할 뿐이다.

 

이제 마루금이 천황봉을 향해 본격적으로 치솟기 시작하나보다 된비알에 붙어 거친숨을 몰아쉴때 머리위에서 까마귀 한마리가 거친 파열음을 토해낸다.
비조령의 수문장쯤 되는 녀석인가?
12:00
마루금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 12시경 앞서가시던 산천제님이 점심먹고 가자며 아늑한 장소에 자리를 펴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던 하던 산우들이 삼삼오오 둘러않으니 산중은 일순간 잔치집 분위기다.

 

즉석에서 라면도 끓이고 미역국에다 김밥,국밥까지 산해진미가 백두대간에 다모인 듯 도깨비 기름이 이사람저사람 입술을 건너다니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니 산중에 신선이 따로 있을소냐.
일상을 떠나 산중에서 맛보는 이 맛을 방구들 짊어지고 시간이나 죽이는 자들이 어찌알리요
12:35

 

천상의 별미에 기운을 얻어 한오르막 치달으니 충북알프스 안내표지가 나오고 대간상의 습지못재다. 넓이가 약 500~600평쯤 된다는데 밋밋하게 펼쳐진 습지바닥엔 나무와 마른잡초가 자라고 눈까지 덮혀있어서 견훤이 밤마다 목욕을 했다는게 실감나지 않는다.

눈덮인 헬기장은 가로질러 갈령삼거리로 가는 구간엔 옹골한 암릉(岩陵)이 두어차례 나오는데 좌측으로 우회로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만만찮은 길이다.

 

13:50

오후가 되면서 흐리던 날씨는 눈발을 뿌리기 시작한다.
키큰 총각은 좀더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다는 잿빛하늘을 올려다 보는데...하산길 걱정않고 함박눈 내리기를 기다리는걸 보면 젊음이 보배요, 용기인 듯...
예사롭지 않은 근육질의 암릉과 조화를 이룬 소나무들은 소리없이 내리는 눈발과 어우러져 고고한풍광을 연출하니 새벽잠 떨치고 헐떡이며 산에오른 수고로움은 눈 녹듯이 잦아든다.
미새한 솜털의 예민한 촉각까지 모두 일깨워 숲속사이로 돌아가는 바람결까지 어우르고싶다.

형제봉 높은곳에 김대장님께서 흩날리는 눈을 맞으며 파란 신선처럼 서 계신다
후미에 따라 오시는 줄 알았더니 다른루터를 개척해보려고 눈길헤치고 올라오셨다는데 대단하신 열정이다.
게다가 본인 아이젠은 다른 대원에게 양보하시고 "나는 우째내려갈꼬"라며 엄살을 피우시는데, 참으로 용기있는 엄살이다.
형제봉은 우애있게 나란히 솟은 암봉위로 눈이 덮혀 있어 조심스러웠지만 모두들 기념사진을 남긴다.

피앗재 방향 내리막길에 윤연하(산천제)님과 잠시 동행하는데 산천제님은 이곳피앗제가 백두대간완주지점이다.
말씀은 안하셔도 무척이나 감개무량하실터...
그래도 한달에 한번쯤은 들려서 같이 산행을 하시겠다며 특유의 넉넉함을 보이신다.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14:34

 

피앗재에서 만수리 방향 접속구간 계곡은 너덜지대도 나오고 석경이 녀석 말에 의하면 지리산 계곡을 닮았다나
큰산의 계곡이 풍기는 특유의 분위기를 감지 한걸까? 요즘은 차츰 대간돌이가되어가는듯 하다.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성장한 아이들에겐 사계절 자연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체험한다는게 쉽지않은 일이다.
오늘의 대장정이 제 인생의 밑거름이 되어 산처럼 정직한 성인으로 성장하길 바래본다.
 
15:02
마을이 가까워 지면서 눈은 촉촉한 비로 바뀌고 농가 굴뚝엔 하얀 연기가 몽실몽실 피어오르고 인기척 없는 조용한 마을옆으로 흐르는 계곡 얼음장 밑의 맑은물만이 이따금씩 얼음장 밑에서 나와 바윗돌을 쓰다듬고 내려간다.
이곳 만수동은 옛부터 10승지 중의 한곳으로 길옆 당산나무가 마을의 매력을 품어안고 서 있었다.

 

농가의 비닐하우스를 빌려 9차선배 이슬이님께서 준비하신 국밥으로 산행의 노곤함을 달래고 윤연하님의 완주기념식을 가지며 고마움과 축하하는 마음으로 산행을 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