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7년 12월16일 당일산행
총거리:웅석봉-진부령(785km)
남은거리:개머리재-진부령(520.35km)
걸어온 길:웅석봉-개머리재(264.65km)
도상거리:약16.5km
실거리:약18km
산행시간:약 5시간 20분
날씨:맑음
고도표:
지형도:
7:10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애마가 어스름한 새벽을 뚫고 추풍령 휴게소에 들린다.
언덕위에 위치한 경부 고속도로 준공 기념탑은 새롭게 단장을 했다고 하는데 조명을 받아 나름의 운치가 있어 보였다.
고속도로 건너편에서 휴게소를 내려다 보고 있는 눌의산엔 히끄무레 한 눈의 흔적이 어렴풋이 보인다.
어쩌면 오늘 가야할 구간에도 눈이 쌓였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한식 코너에서 올갱이 국을 주문하였다.
배추 우거지 사이에 올갱이 몇점 숨어있고 애꿋은 들깨가루만 잔뜩 풀어놓은 국맛은 한마디로 아니올시다.
왠만한 음식은 가리지 않고 요리한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남김 없이 먹는편인데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오늘 일정이 다소 여유가 있다는 알량한 잔머리도 밥을 남기는 데 일조 한 것은 사실일 게다.
7:40 황폐한 안성분교 서편 담장을 끼고 야트막 한 봉우리에 오를 무렵 붉게 �아오른 태양은 느티나무 가지에서 광채를 뿜어내고 있었다.
야산구간 이기에 악우들이 분수령을 따라 길게 줄을 지어 한참을 걸어도 뒤처지거나 대오가 끊기질 않은채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며 진행 한다.
약1.5km를 지나 포장도로와 접속하는 지점에 몇층계의 내리막 자연석 돌계단이 있었는데 허인구님이 된서리로 얼어붙은 바위계단에 미끄러져 우측 경사면으로 굴러 떨어지셨다.
몇바퀴를 구르고 멈췄으나 부상없이 무사하셔서 다행이었다.
분발하신 허인구님은 선두권으로 개머리재에 도착하셨다.
사고는 험하고 어려운 구간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사고는 언제나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 부터 시작 됨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지나 이영도 한우목장의 소울음 소리를 들으며 야트막 한 주능선은 이어진다.
회룡재 개터재 까지 순탄한 산행은 계속되고 주능선을 따라 좌우로 넓직하게 나무를 베어내어 특별히 독도에 유의하지 않아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많이 베어버린 것이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연에 대한 사람의 간섭은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 최소한으로 그쳐야 한다는게 평소 생각이다.
실제로 백두대간 종주를 꿈꾸는 산꾼들 중에 화려하게 잘 정비된 등산로를 걷기 위해서 오는 사람은 많치 않을 것이다
개터재를 지나면서 분수령은 우측으로 크게 꺽이며 512봉까지 약간의 오름이 있었으나 힘든 구간은 아니었다.
512봉에선 외남면 방향의 넓다란 벌판이 보인다.
상주하면 옛부터 넓고 평탄한 토지가 넉넉하여 논농사가 용이하였기에 상주의 삼백중에 당당히 쌀이 한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또한 표고차가 거의 없는 지형에 자전거 타기가 수월하여 전국 최대 자전거 보유 도시이기도 하다.
실제로 상주 시내에는 젊은 사람은 물론이고 여성들이나 노약자들도 부담없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이 일상화 되어있다.
512봉에서 9시 방향으로 내리막이 잠시 이어지다가 다시 순탄한 야산구간이 계속 된다.
10:35분
윗왕실 동물이동 통로를 악우들이 줄지어 지난다.
산행 초입부터 이곳까지 약 9km를 지나는 동안 나름대로 유심히 살펴 보았는데 동물이 서식하는 흔적이 거의 없었다.
배설물의 종류와 상태 식물의 껍질이나 순을 잘라 먹은 높이와 크기 발자국등 여러가지를 종합하여 종과 개체수를 식별하는데 어느정도 경험이 있는 편인데 단서가 될 만한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힘든 구간이 없었기에 쉽없이 걸어오던 악우들이 동물이동 통로를 지나 넓직한 무덤가에서 베낭을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감귤이랑 흰가래떡을 권하며 산중의 우정은 두터워 진다.
여기서 부터 477봉을 지나 백학산까지 약3km정도는 고도를 높여가며 좌측으로 반원을 그리듯 분수령이 돌아간다.
477봉을 조금 지나 포근히 깔린 낙엽위에 앉아서 잠시 쉬어가려다 봉변을 당할 뻔 했다.
앉으려하던 낙엽사이로 손가락 굵기의 뾰족한 나무가 솟아 있었다.
자세히 보니 탐방로 주변 나무를 제거하면서 낫으로 당겨벤 흔적이었다.
흔히 산골에서 땔감 나무를 할때 이렇게 낫으로 벤다.
등산로 주변이나 사람의 통행이 있는 곳의 나무를 베어낼 때는 지면에 가깝게 수평으로 베어내야 안전사고를 예방 할 수 있는데... 여기 뿐아니고 분수령을 따라 여러곳에서 날카로운 나무창이 도사리고 있는것이 목격 되었다.
악우 여러분들께서도 조심 하소서.
특히 눈이 덮여서 잘 보이지 않을 때는 한번 쯤 살펴 보신 후 착석 하시길.
또한 경사진 곳에서 미끄러 질때는 뾰족한 나무가 치명적 일 수도 있답니다.
11:45분
백학산 정상이 가까워 지면서 간밤에 내린 흰눈이 조금씩 보이더니 정상석이 있는 곳엔 밀가루를 살짝 뿌려 놓은 듯 제법 겨울 분위기가 난다.
백두대간 전체구간 중 가장 낮은 지대인 중화지대의 체면치레를 하는 백한산 이다.
백학산을 내려와 만난 임도 좌측 계곡에서 20여분의 악우들이 정겹게 점심을 드신다.
동호네랑 산천제님의 환한 웃음도 보인다.
임도에서 계단 공사 중인 좌측 능선으로 진입하여 완만하게 고도를 낮춰가다가 개머리재 가까워 질 무렵엔 논, 밭둑길을 지나게 된다.
고도가 낮은 탓에 물이 흘러 내릴 곳이 없어서 땅이 질척거리며 등산화에 달라 붙는다.
13:08분
앙상한 포도 넝쿨이 도열하여 휴식하고 있는 개머리재에 도착한다.
그런데 오늘따라 선두조가 보이질 않는다.
너무 일찍 도착하여 어디 알바 품팔이 라도 가신 줄 알았더니 이번구간엔 처음부터 후미를 작정하시고 늦게 출발 하였다는데...
열차의 단합과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그러한 발상을 하시고 실천하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대구 도착 후 두류해물탕 집에서 가진 송년 회식때 좀 더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참석하신 분들 이나마 화목한 분위기로 한 해를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연말에 건강들 잘 챙기시고 밝은 새해 맞이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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