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백두대간 산행후기

백두대간 제 13구간-삿갓재대피소-무룡산-동엽령-지봉-대봉-빼재

함종대 2007. 10. 14. 17:40

-일시 : 2007년 10월7일 당일산행

-총거리 : 웅석봉-진부령(785km)

-걸어온길 : 웅석봉-빼재(170.15km)

-남은거리 : 빼재-진부령(614.85km)

-도상거리 : 18.5km

-실거리 : 약 22.5km

-산행시간 : 약 9시간 40분

-날씨 : 오전 맑음, 오후 비

-지형도

 -고도표

   황점마을의 이른 아침 뚝떨어진 아침 기온이 목덜미에 서늘하게 감겨온다.

평소때 보다 1시간 일찍 출발하여 7:10분경 마을 뒷편 농로 같은 시멘트 포장도로 옆으로 아침이슬을 맞아 촉촉하게 피어있는 구절초, 쑥부쟁이, 고마리 내음을 맡으며 삿갓재 대피소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산마루 부근에 따사로운 햇살이 마중을 나온 듯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약5 분정도 포장도로를 지나자 우측 산비탈에 쭉쭉 곧게 뻗은 낙엽송이 보이면서 비포장 도로로 진입하여 얼마가지 않아 계곡을 건너는 작은 다리가 나오고 여기서 부터 너그러운 덕유의 품속으로 향하게 된다.

12구간 하산때 비하여 계곡은 수량이 많이줄어 콸콸대는 웅장하고 시원함은 떨어졌지만 거울 같이 맑은 물 위에 나뭇잎이 조용히 밀려서 오다가 바윗돌을 반바퀴 돌아 하류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며 등짐도 등산화도 다 벗어던지고 자연과 동화되고 싶은 마음은 나혼자만의 짝사랑 같은 것인가?

약 3km정도 비탈길 오르막을 치닫고 막바지 급경사 통나무 계단이 부담스러운 무렵약수터가 있다.

물줄기가 젓가락 만큼 가늘게 줄어들어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 식수를 보충하고 삿갓재 대피소에 이르니 먼저 올라온 산우들의 그림자가 키보다 길게 서편으로 누워서 피로를 풀고 있었다.

8:39

 이제 접속구간 몸풀기가 끝나고 백두대간을 이어가기 위해 향적봉 방향으로 조금 오르니 확트인 헬기장이 나타나고 모처럼 청명한 날씨에 덕유의 연봉들과 주변 경관이 손에 잡힐듯 선명하다.

조금더 높은 곳에 오르면 더 좋은 경관을 조망할듯 하여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는데 뽀얀 솜 빗자루 같은 억새와 빨간색 파란색 열매들이 아직은 때이른듯 간간이 보이는 단풍들과 더불어 가을의 장을 열고 있었다.

 

 

 무룡산기슭 파란하늘 흰구름이 있는곳 까지 굽이쳐 이어진 나무계단 아래서 대장님이 말씀하신 "천국으로 가는계단" 이라는 단어가 덧붙일 설명도 필요없이 참으로 잘어울리는 표현이구나 싶은 마음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계단 중간에서 산기슭아래로 눈길을 돌리니 멀리 황금빛 들녘이 호수같이 온화하고 안부에 오르니 12구간� 태풍을 피하기 위해 �기듯 서둘러 하산했던 삿갓재 뒤로 지나온 덕유의 높고 낮은 봉우리들이 도열하여 여름우기산행에서 조망에 목말라하던 아쉬움을 한꺼번에 날려주었다.

9:30분

시원하게 가슴이 확트이는 느낌으로 무룡산을 지나고 2~30분쯤 진행하여  동엽령 가기전 돌탑이 있는 봉우리에 서니 오늘 걸어가야할 마루금이 아스라이 펼쳐져 있고 멀지않은 마루금엔 앞선 산우들의 모습이 알록달록 움직이는 단풍처럼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10:50분

동엽령을 가기까지 키작은 산죽과 제법 나이가 들어보이는 도토리 나무가 하늘과 땅에서 조화를 이루고 외길로난 산길과 숲에는 여기저기 도토리도 떨어져 있었다.

동엽령에서 백암봉으로 이어진 구간은 동산같은 봉우리를 몇번 넘고 무리하지 않게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는 오르막 이었는데 투구꽃이랑 구절초도 간간이 보였고 추위가 밀려오기전에 부지런히 겨울 양식을 채취하려는 벌들도 있었고 볼이 터질듯 도토리를 물고가는 다람쥐도 보면서 지루하지 않게 지날 수 있었다.

 

 

 11:50

백암봉 송계 삼거리엔 향적봉 쪽에서 올라온 탐방객들과 우리팀이 합류하여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이 혼잡하기 까지 하였다.

11시방향 향적봉쪽은 비구름이 짖게 드리워 지기 시작해서 조망이 불가능 하였고 향적봉을 다녀오기 위해 한쪽에 벗어놓은 베낭들의 주인이 궁금해진다.

건너다 보기라도 했으면 지난겨울의 추억을 회상이라도 할텐데...

오후부터 15호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온다는 일기예보도 있었기에 올것이 오는가 싶어 3시방향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로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백암봉에서 황경재 방향은 몇번의 오르막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서서히 고도가 낮아지는 구간이어서 진행속도를 조금 빨리 할 수 있었으며 팔뚝보다 굵은 철쭉나무 군락에 눈이 휘둥그래진다.

아마도 봄철 개화기때는 이곳이 환상적인 모습으로 변할 듯 한데 언젠가 때맞춰 다시 찾고 싶다.

13:12

귀봉을 넘어 횡경재에 도착하니 3시방향내리막으로 송계사 내려가는 길이 있고 우리가 가야할 11시 방향나뭇가지에 여러개의 다양한 시그날이 매달려 있고 게중 선봉대장님의 흔적이 선명하게 눈에들어온다.

 약30분 정도 제법 옹골찬 오르막을 타고나니 그다지 넓지 않은 정상 주위에 키작은 잡목들과 철쭉 나무들이 울타리 처럼 둘러서 있고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기둥에 기대어선 사각형의 화강암 대리석에 못봉이라고 표시가 보인다.

 13:50

정상에서의 조망은 커녕 후둑후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또다시 비와의 동행을 피할 수 업게 되었다.

월음령 방향 내리막길은 경사도가 가파른 편이며 약30분 가량을 내려서는데 느낌은 무척 낮은곳 까지 내려가는 기분이다.

내려가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기에 많이 내려가는것이 결코 반갑지 않은 까닭이겠지.

월음령을 지날 무렵엔 나뭇잎에 빗물방울이 맺히고 땅이 촉촉히 젖어들 정도로 비가 내려이젠 우의를 입어야만 했다.

 대봉으로 향하는 오르막엔 마당 빗자루를 만드는 재료인 비싸리 나무가 빽빽하게 군략을 이루어 가을 색채로 단충까지 들어보기에는 좋았으나 토끼길같은 좁은 길에서 빗물에 젖은 나뭇가지가 얼굴이며 목덜미에 척척 닿을때는 여간 성가신게 아니었다.

15:03

대봉에서는 가까운 갈미봉도 건너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구름이 자욱하여 이제 반병정도 남은 생수를 아껴서 살짝 목만 축이고 내려서는데 고도표에서는 완전 내리막만 있는것처럼 보였으나 작은 오르막도 있었고 약30분정도 경과하여 갈미봉에서니 오늘 진행 구간에서 큰 봉우리는 다 넘었다는 안도감에 잠시 여유를 가지고 주변 경관을 조망하지 못하는 마음을 하늘을 올려다 보며 원망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차가운 빗방울이 얼굴을 때린다.

약간의 여유로움뒤에 내려서는 내리막길은 가파른데다 땅이 젖어있어 상당히 미끄럽고 작은 돌멩이들도 있어서 긴장하지 않으면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을듯 하여 다시금 마음을 바짝 추스려야했다.

헬기장을 지날 무렵에는 빗줄기가 상당히 굵어지고 참나무 잎사귀에 맺힌 빗방울이 모여서 줄기를 타고 줄줄흘러 내리는 모습도 보였고 땅도 질퍽 거렸다.

바지 가랑이도 젖어오고 작은 봉우리를 몇개나 넘고서 이제나 저제나 하며 지거워 질때쯤 송신탑과 신풍령 휴게소가 나타났다.

절개지 우측으로 돌아 임도끝자락 언덕위에 서있는 수령(秀嶺)표지석은 그 옛날 신라와 백제가 국경을 접하여 숱한전투를 벌였던 상흔을 아직도 못다 씻어낸듯 묵묵히 제 몸을 씻어 내리고 있었으며 문을 닫은 상가는 휑하니 을씨년스럽기 까지 하였다.

 많은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의 뼈가 묻혔거나 산짐승을 잡아먹고버린 뼈가 쌓였거나 뼈가 많이 발견되어 빼재가 되었다는데 굳이 한문으로 표기하여 수령이라고 한 것이 아이러니하고 또한 추풍령에 빗대어 신풍령이라고 한 것도 뒷맛이 개운치 못한것 같다.

16:50

사용하지 않는 주유소 건물 벽에 박혀있는 수도꼭지를 열어놓고 끈적끈적한 땀을 씻으며 먼저하산하여 탁배기를 마시고있는 동료들을 보니 빨리씻고 합석하여 한잔쭈욱 들이키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