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7년 9월16일 당일산행
도상거리 : 약12.4km 실거리 : 약 15.7km
총거리 : 웅석봉-진부령(785km)
걸어온길 : 웅석봉-삿갓재(151.65km)
남은거리 : 삿갓재-진부령(633.35km)
날씨 : 태풍'나리' 앞머리 비 오락가락
등반시간 : 약 7시간 정도
고도표:
지형도:
금요일,토요일 연일 이어진 빗줄기와 태풍'나리'가 북상중이라는 소식에 소연이는 집에 남겨두고 석경이만 데리고 태풍을 맞으러 나섰는데, 10차 대원들도 평소와는 달리 출석률이 다소 저조하여 버스안에 빈자리가 몇좌석 보였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들판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황금색을 띄고 있었다.
덕이큰 산이라 하여 덕유산이라는데...
심상찮은 날씨에 덕유산의 넓은 품속에 안겨 보리라.
8:20
육십령을 출발하는 10차 대원들이 우의로 중무장을 하고 덕유의 심장부로 향하는데 우의를 입은탓에 누가 누군지 분별이 쉽지가 않다.
우의를 입고 오르막을 한참 오르니, 역시 비보다 먼저 땀이 속옷을 후줄근하게 침범해 들어온다.
여기저기서 우의를 벗어버리는 모습이 보이고, 다행히 빗줄기도 잣아들어 우리도 우의를 벗어버리고 반바지 차림으로 변신했더니, 한결시원하고 속이다 후련하더라.
잔뜩 흐린 날씨 탓에 아예 정상조망은 없겟지 하는마음으로 앞사람 뒤꿈치를 따라 오르는데 떡갈나무사이로 할미봉의 모습이 언뜻 보인다.
구름에 정상부분이 덮혀있어 온전한 모습은 아니었으나, 할미봉의 위용을 느낄수 있는 풍광에 가슴을 활짝 열고....
11:30
할미봉을 넘어서면서 가파른 내리막길이 나오는가 싶더니 암릉에 로프가 묶여져있는 구간에서 대원들이 줄을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비에 젖은 바위가 미끄럽고 암릉의 경사도가 수직에 가까워 석경이를 비롯한 몇몇 대원들이 혼쭐이 나고 산우님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건너다 보이는 장수덕유는 솜털같은 운무로 적당히 가릴곳은 가리고 언뜻언뜻 보일듯 말듯 애간장을 태우며 좀처럼 온몸을 보여주지 않는다.
장수덕유를 향하는 마루금 중앙 암릉위에 앞서가던 산우님들의 모습이 바위와 동화되어있다.
참나무와 산죽이 상하 적당한 위치에서 조화를 이루는 오솔길을 걸으며 우기의 조용한 점령군 버섯류와 쑥부쟁이, 들국화 등등 가을의 내음을 코끝으로 확인하고 장수덕유로 오르는 길엔 태풍이 점점 가까워 오고 있다고 파도소리 같은 바람소리가 쉼없이 전해준다.
산오이 풀꽃이랑 안달미풀, 쑥부쟁이 등등 종의 구분 없이 모든 야생초들이 잘조련된 병사들 같이 모두 한방향으로 연신 고개를 숙이며 태풍으로 부터 그저 무사히 한생명 지켜달라고 덕유의 산신에게 빌고 또 빌어 허리가 꺽여질듯 애절하고 간절한 모습이다.
한걸음 한걸음 그들의 곁을 지나며 이순간은 속새의 모든 번민과 갈등을 훌훌 날려버리고 이들과 동화되어 진솔한 나를 보고싶다.
장수덕유의 정상에서 한숨 돌리고 걸음을 재촉하여 남덕유 정상 아래 공터에 도착하니 먼저오신 분들이 점심을 들고 계시다가 정상에 발도장찍고 합석하라 하신다.
배낭을 벗어놓고 정상으로 향하는 길엔 용담꽃이 자주눈에 띈다.
12:14
내게있어 용담은 아련한 어린시절의 추억이자 아버지의 모습을 볼수 있는 빗깔고운 꽃이다.
초등학교시절 선선한 바람이 불고 하늘이 높푸르던 어느날 아부지와 산에올라 송이 버섯도 따고 더덕도 캐고 갖가지 약초도 채취하며 이산저산 다니던 중 용담을 만나 뭐라고 긴 설명을 들었는데, 지금 생각나는 것은 용담이라는 이름과 꽃색깔이 그날의 하늘빛과 닮았다는것 뿐이다.
12:59
월성재에 도착하니 삿갓봉 방향으로 K2화살표가 놓여져있다.
하산길 계곡물이 불어 위험하면 계획을 수정하여 월성치에서 바로 황점마을로 하산할 수 도 있다고 했는데, 다행히 위험한 정도는 아닌것 같다.
오후가 되면서 후둑후둑 빗방울도 떨어지고 하산길이다 보니 체온이 내려가는것 같아 우의를 다시 꺼내입고 다른때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산을 탓더니, 석경이가 무척 힘들어한다.
2:20
삿갓재 대피소에 들러 이온음료 한캔에 천오백원씩을 주고 사서 마셨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값이 비싼 탓인지, 갈증탓인지 알쏭달쏭...
황점마을로 내려가는 접속구간은 지리산의 하산길과 무척 많이 닮은것 같았다.
아마도 큰 산들이 지니고 있는 본질의 한 면이리라.
대피소 바로 밑 약수터에서 발원한 계곡물이 돌 너덜지대 밑으로 졸졸졸 흐르더니 어느새 작은 실계천으로 모습을 드러낼 즈음엔 작은 돌멩이도 돌아서 흐르고 하더니 한발한발 내려가면서 물이 보태지고 합류되어 작은 소를 이루고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하류에 가서는 큰 바위돌도 주저 없이 타넘고 콸콸 거리며 거침 없이 내달린다.
3:30
황점마을에 도착하여 개울에서 간단히 땀을 씻고 마을상점에 들어가니 먼저 도착하신 10여분들이 막걸리잔을 앞에 놓고 담소하고 계셨다.
이번 산행은 소연이도 없고하여 조금 서둘렀더니 오뎅탕이랑 하산주를 즐길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우중에 용기내어 대간길에 나선 산우님들 모두모두 고생들 많이 하셨고요 오뎅탕 잘 먹었습니다.
그래도 태풍이 본격적으로 들이닥치기 전에 모두 무사히 하산하여 참 다행이었죠.
아마도 지리산 천왕봉에서 정성을 모아 시산재를 잘 올린 뜻을 하늘이 헤아리신 것 같죠.
대간길 여기저기에서 가을의 정취를 느꼇던 산행을 마무리하고 이제 풍요로운 한가위가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산우님들 모두모두 넉넉하고 풍성한 한가위 잘 보내시고 10월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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