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제14구간(한티재-오룡고개)산행안내(제71회 정기산행)

가을이 지나면서 부터 주말마다 날씨가 심상치 않아 몇 주째 산행일 에 맞추어 변덕을 부리더니 이번 주말에도 기습 한파를 몰고왔다.
어둠이 물러날 무렵 영천휴게소 구내식당에 양해를 구하고 추위를 피하여 실내에서 조식을 해결 할수 있었다.
휴게소 앞에 설치된 물레방아에 달려있는 고드름은 동장군의 수염인가?
그러고 보면 요즘 도심에서는 고드름 보기도 어렵고 물레방아는 장식품이 되어 곡식 없는 절름발이 방앗간 신세가 되었다.
생활 편의주의에 의해 하나 둘 밀려나는 옛 것들에 유년기의 추억이 서려있거늘 이젠 우리네 정서와 추억 마져도 킬리만자로 정상에 흔적만 남아있는 만년설 처럼 녹아내리고 있다.
07시30분 한티 터널 출발
버스 안에서 산행준비를 마친 산우들은 땅에 내려서면서 추위에 쫓겨 동동걸음으로 지난주에 하산했던 접속 비탈면을 오른다.
한티 터널 위에서 정맥마루금에 접속하여 좌측으로 방향을 잡을 무렵 죽장면 쪽에서 불어닥치는 황소바람의 기세가 엄청나다.
옷깃을 여미고 어깨를 한끗 움츠린채 걸으며 몸에서 열 이나기를 기다려 보지만 오히려 손가락만 시려올 뿐 좀처럼 몸이 풀리지 않는다.
07시50분 한티재
지난번 하산 지점이 한티재 인줄 알았으나 하산 지점은 31번 도로가 지나는 한티 터널 이었으며 한티재는 한티 터널에서 약15분 거리의 남쪽에 위치한 잘록이다.(아래사진)
한티 터널을 지나 첫 오름 초입에서 박성곤 회원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도저히 산행이 어려우니 하산 하겠다고 하신다.
아마도 추운 날씨에 준비운동 없이 급하게 이동 하다보니 몸이 풀리기 전에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것으로 보였다.
충분히 휴식 후 천천히 함께 가자고 했으나 몸상태로 봐서 무리라며 되돌아 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산행 후 전화 통화에서 무사히 귀가하여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다음 총회에는 참석 하겠다고 말씀 하시기에 안심을 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산에서 뵙기를 희망한다.
(위) 480봉 정상 삼거리에서 윤운돈님이 좌측으로 진행 하고 있다.
460봉에서 블랫재로 내려서는 사면은 경사가 매우 가파르고 낙엽 속에 자갈이 깔려 있어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에 조심스런 행보를 하였음에도 엉덩방아를 찧는 이도 있었다.
내리막에 잠시고개를 들어 앞을 보면 굴참나무 사이로 운주산의 모습이 보인다.
09시20분 블랫재
박성곤님 탈출 소식을 무전으로 전해들은 동료들이 후미를 기다려주는 배려로 양지바른 묘지 주위에서 휴식을 하고 있었다.
가파른 절개지를 내려서면 임도 건너편에 사자 석상이 있는 무덤군 뒷쪽으로 진행된다.
09시38분 380봉 삼각점
청미래 넝쿨과 잡목이 무성한 봉우리는 봉우리 라는 느낌 보다는 야산언덕 같은 느낌 이었으며 운주산 을 향한 가파른 오름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진행 방향을 막아선 큰산의 위용이 위압감을 느끼게 하지만 실제 올라보면 그다지 힘들지는 않다.
청미래 열매는 여름날 의 뜨거움을 삼킨채 아직 그열기를 토해내지 못 하고 붉게 영글어
버렸다.
한 여름밤 하늘을 가를 듯이 미쳐날뛰던 번개에 사무친 미련 이라도 남아 있는건가?
가을의 끝 자락에 내린 여우비에 홀려 혼줄을 놓아버렸는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오르막을 치고 올라도 우측에서 불어오는 강한바람 때문에 추위는 누그러들지 않고
생수통에는 얼음이 얼기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를 올랐을까? 마루금이 완만한 등고선을 그릴 때쯤 좌측사면을 치닫는 거친 숨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노루 두 마리가 무엇엔가 쫓기는 듯이 다급하게 달려오더니 마루금을 훌쩍 넘어 우측 계곡으로 쏜살같이 사라졌다.토실하게 살이오른 어미와 새끼의 모습으로 보였다.
지금 우리가 줄지어 걷고있는 행위도 노루에겐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하는 침입으로 여겨질테지..... 조용하게 가던걸음을 옮긴다.
10시29분 일명 춤추는 소나무
블랫재 에서 약1시간 정도 길게 이어지는 오름이 정점에 이를무렵 야릇한 모양의 소나무가
쉼 호흡의 여유를 준다.
뒤틀린 모양이 마치 춤을 추고 있는모습과 닮았다 하여 일명 춤추는 소나무로 불려지는 나무다.
춤추는 소나무에서 잠시 멈칫하던 마루금이 다시 오름으로 이어지는 797.4봉 안부에서 우측으로 운주산을 향한 갈림길 이 나오며 정맥은 797.4봉을 향하여 바르게 올라간다.
운주산 안부에서 운주산을 돌아오는 선두팀들을 만났는데 너스레와 허풍이 한바탕 스쳐간다.
비슬산과 팔공산 동봉,보현산 이 보이고 덤으로 동해바다에 춤추는 고래가 보인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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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밟기위해선 헬기장을 가로 질러야 하며 사방으로 탁트인 조망이 일망무제다.
운주산은 항상 구름을 받치고 있는 기둥같아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철재 표지판은 이를 형상화 하여 만든 것으로 보여진다.
(위)포항 앞 바다 방향 조망은 수평선에 잠긴 하늘이 바다 빛을 닮아 어디 까지가 하늘인지
어디 까지가 바다인지 구분하려 는 안목을 어리석게 하였다.
보현산 은 정상에 위치한 천문대가 육안으로도 보여서 쉽게 위치를 파악 할수 있었다.
(아래)팔공산 방향 조망은 비로봉 철탑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시계가 트였으며 비로봉을 중심으로 좌우로 날개를 펼친 동봉과 서봉의 균형잡힌 산세가 또렷이 보였다.
(아래) 비슬산 방향은 대구근교에 위치하여 자주 찿던 산이기에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생김새를
찿아 확인 할수 있었으며 눈에 익은 산이기에 반가움도 더했다.
산넘어 산 그산넘어 끝 간곳 없이 넘실대는 산군들의 파노라마는 낙동정맥 에서 좀처럼 보기어려운 조망으로 정맥을 살짝 벗어나 발품 팔며 올라온 보상을 넉넉히 해주었다.
운주산에서 정맥으로 돌아오는 길은 797.4봉 안부에서 우측 묘지 있는 방향으로 접속로가 있으며 정맥마루금에 접속하여 잠시 진행하면 아래 사진의 일명 식탁바위 가 나온다.
11시51분 인비리 갈림길
평탄한 숲길을 한동안 걷다보면 인비리길 이라는 종이 표지판이 보리수 나무에 걸려있다.
여기서 탐방로는 정맥 마루금을 우회하여 우측 비탈면 오솔길로 이어지며 정상을 돌아서 내려오는 길과 합류한다.
11시57분~12시25분 중식
바람을 피하고 양지바른 묘지(월성 최씨) 앞에 산우들이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하고 있는 장면이다. 뒤늦게 도착하니 이미 선두들은 식사가 끝날 무렵이었다.
추운 날씨에는 뭐니뭐니 해도 따근한게 최고..... 라면과 우동이 보글보글 끓고 갖가지 반주와
더불어 오후 산행을 위한 에너지 보충을 하는데 30여분의 시간이 지났다.
12시53분 580봉(돌탑봉)
월성최씨 묘를 지나면 좌측으로 넓게 펼쳐진 기계면 풍경위로 고속도로(대구-포항)가 곡선을 그리며 휘어져 가는 모습이 보이며 작은 봉우리에 오르면 미완성의 돌탑이 빈칸을 채워줄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13시33분 이리재
돌탑봉을 지나 기계면 조망이 탁트인 언덕을 급하게 내려서면 이리재(290m)에 도착한다.
정맥은 임고면 표지판 건너편 낙엽송 숲으로 이어지며 이리재 아래로 고속도터널 이 지난다.
14시20분 봉좌산 갈림길
이리재 에서 가파른 비탈면을 오르다 보면 좌측으로 봉좌산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바위산 묏부리에 서있는 사람의 형상도 육안으로 보인다.
위 사진은 줌으로 당겨잡은 봉좌산 이다.
봉좌산 갈림길(614.8봉)에서 정맥은 2시방향 내리막이며 봉좌산은 좌측으로 약12분 거리에
위치한 바위 산이다.
정맥파(위)와 봉좌산 파(아래)로 나뉘어 봉좌산으로 가는 동안 좌측으로 지나온 마루금과 기계면의 들판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정상에 서면 특히 동해바다 영일만 포항제철 방향의 조망이 일품이다.
약간의 발품을 팔아야 하는 일은 시원스레 펼쳐지는 풍경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며 동해를 향해 탁트인 조망에 일출 전망대 로도 강추 하고 싶은 장소이다.
바람이 거세게 몰아친다고 투덜대던 마음은 묏부리에 서면 사라진다.
나를 위하여 바람은 그렇게 구름을 몰아내고 갯비린내 물씬 풍겨올 듯이 선명한 동해바다를
산 아래로 끌어오느라 그토록 윙윙 대며 용을 썼음을 헤아리며 눈 이 시리도록
바다를 응시 하다가 끝내 마음은 그곳에 남겨둔채 육체만 앞서간 동료들을 쫓는다.
614.8봉 안부에 이르면 좌측으로 접속로가 있어 봉우리까지 오르지 않고 614.8봉에서 내려오는 정맥 에 합류 할수 있다.
하루 종일 오른쪽에서 몰아치는 강풍에 몸의 반쪽만 된서리를 맞아 얼얼하게 움츠려 들고
바람은 쉼없이 낙엽을 몰아 계곡쪽이나 마루금 뒷편에다 수북하게 쌓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15시26분 배티재
겨울의 짧은 해는 배티재를 지날무렵엔 긴그림자를 동행 하도록 하였으며 기온은 더욱 내려가서 다운자켓을 입고 오르막을 가파르게 올라도 땀이 나지않고 장갑을껴도 손이 시렵다.
비포장 도로에 내려서 우측으로 몇m 이동하면 좌측으로 진입로 입구가 보인다.
15시59분 도덕산 갈림길
도덕산을 향해 고도를 높히던 마루금 에서 오룡고개 갈림길은 3시방향으로 급하게 꺽인다.
(도덕산은 직진 하여 703.1봉)
별다른 표지판이 없어 구간별 시간 계산(배티재에서 약30분)등 독도에 신경쓰며 하산 지점을
찿아야 한다.
어느정도 체력도 남아 있고하여 마음은 도덕산을 다녀오고 싶은데 후미의 입장에서 이미 선두가 오룡고개 가까이에 접근 하고 있음을 알기에 먼저 하산한 산우들을 추위에 떨며 기다리게 할수 없어 아쉽지만 오룡고개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일단 우측으로 방향 전환을 하면 여기가 정맥이 맞는가? 라는 의구심이 생길 정도로 지형이 낮설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정맥길의 대부분이 높,낮이를 떠나서 마루금의 형태였다면 갈림길 에서
갈림길 에서 내려서는 경사면은 매우 가파르게 쏟아지며 낙엽아래 자갈이 깔려있어 상당히
위험한 상태였다.
더우기 밤나무가 많아서 떨어진 밤송이 들이 지천에 널려있어 마치 지뢰밭을 지나는 기분이다. 삐끗하여 밤송이 위에 주저앉기라도 한다면....상상만 해도 움츠린 몸이 더욱 오싹 해진다.
조심조심 내려서는데 백두대간 소사고개로 내려서는 내리막과 흡사한 지형 이었다.
내리막을 절반쯤 내려서면 우측으로 너덜지대가 보이며 너덜지대 가장자리로 내려서는 사면은 계속하여 날카로운 신경을 곤두세우다가 잡목지대가 끝나고 소나무 숲으로 접어들면서
완만하게 안정을 찿는다.
소나무 숲사이로 완만하게 내려서다가 3시 방향으로 잘정비된 묘지앞을 지나면 억새가 무성한 곳에서 숲은 끝이나고 철망이 있는 밭둑을 따라서 산불감시초소 가 있는 오룡고개로 떨어진다.
숲을 벗어나 오룡고개로 떨어지기 전에 그토록 가파르게 떨어지던 비탈면을 돌아보니
좀 전의 앙칼진 산 비탈은 간곳없고 노을에 물들고 있는 평화로운 산이 그윽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16시49분 오룡고개
9시간19분의 산행을 마치고 하산주를 먹기위해 장소를 물색 하였으나 강한 바람과 추위로 인하여 야외에서는 불가능 하다고 판단하여 28번도로 변에 있는 석계리 칼국수집에서 회장님표두부와 준비했던 밥과 몇 잔의 소주로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